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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삶 이야기

미국에 살면서 생긴 6가지 변화

작년 초여름에 와서 미국에 살기 시작하면서 아직은 초반이지만 얼마 안된 시간임에도 나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난거 같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더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지금의 느낌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1. 외모에 대한 생각이 없어졌다 

한국에 있을때 가장 외모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는? 강남에서만 일을 해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특히나 외모를 중시하는 직장에서만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가? 유독 한국에서는 외모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야 했다. 티비에서도 온통 성형이야기 회사 밖을 나가 몇걸음 걸어가면 거리를 가득 매운 성형외과들. 그리고 마스크 쓰고 다니던 언니들.  친구들도 만나기만 하면 성형이야기 누구 이뻐진 이야기 가끔 친구들 결혼식에 가면 목소리는 아는데 얼굴은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게 인사를 할때.. "누구였더라" 하다가  "언니 저에요! **요 "  그럼 그제서야 "아 ..이뻐졌구나" 하며 어색하게 인사를 했던게 기억난다. 

한국은 워낙 외모지상주의의 나라여서 자신이 외모에 관심이없어도 주변에서 놔두질 않는 문화라 모두들 외모에 

대해 항상 늘 생각을 하고 사는것 같다. 근데 미국에 와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이민국 답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미국. 그런 다양함을 개성이라고 존중해주는 문화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정해놓은 미인의 기준에 맞춰야 할필요도 그럴 의미도 없다.  이런 다양함을 인정해주는 문화, 참 감사한 문화다. 



2. 섣부른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선 비슷한 또래의 여자와 남자가 같이 손을 잡고 가면 2가지다. "커플 " 또는 "부부" 그리고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가 같이 붙어 다니면 "친한친구" 다. 또 여자와 남자가 같이 살고 있다면 "부부" 고 여자와 남자가 같이 살면서 아이가 있으면 "부부와 아기가 살고있다" 이런 정답이 딱 있다보니 그 외의 경우는 티비에서나 드라마에서나 (그것도 흔치 않지만) 볼수 있다. 근데 미국은 정말 위에서 생각한 그런 공식다운 정답이 다 항상 맞는건 아니다.


예를 들면 여자와여자, 남자와 남자가 항상 붙어다니면 같은 성을 좋아하는 동성애자 일수도 있고 남자와 여자가 사는데 아이가 있다면 그게 어쩌면 입양한 아이일수도 있고 아니면 한쪽에서 낳은 아이인데 같이살수도 있고 남자와 여자가 오래 살고 있는데 부부가 아닌 동거일수도 있고 정말 케이스는 너무나 다양하다. 






나는 그걸 모르고 여러번 실수를 했었다. 남자와 여자가 같이 산다길래  여자에게 "너의 남편은 - " 이라고 나 혼자 판단해서 말을 했다가 남편이 아닌 남자친구라는 말에 미안하다고 한적이 있고, 여자와 여자가 같이 바베큐에 왔길래 

(근데 한 여자가 엄청 청소년남자처럼 생겨서) "남동생?" 이라고 내가 미리 짐작해버렸는데 알고보니 결혼한 부부여서 

깜짝 놀라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했던 실수를 했었다. 그 이후, 아 미국에선 그 사람들이 말해주기 전까지 그냥 판단하지 말아야겠구나 싶었다. 




3.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게되었다

나는 서울출신인데 서울은 특히나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묻거나 뭐를 물어봐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말을 걸진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낯선사람) "안녕하세요" 그러면 그 사람은 "저 아세요?" 라고 물을것이다. 내가 서울에서 지나가는데 누가 나한테 그렇게 하면 나또한 "저 아세요?" 할꺼같다. 근데 남편은 매번 지나가는 사람에게 "Hi" "Sup?" 등등 인사를 한다 그럴때 마다 나는 "저 사람알아? " 라고 물어본다. 근데 그 인사를 받는 사람도 친절하게 "Hey! " "Nothing"  등 대답을 자연스럽게 해서 매번 나는 혼란스러웠다. 근데 알고보니 미국사람들은 워낙 friendly해서 다들 친구처럼 원래 알았던 사람들처럼 그렇게 대한다. 그래서 엘레베이터를 타면 "안녕! 몇층가니?" 라고 안물어보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그리고는 꼭 내가 가는 층수를 눌러주고 나갈때는 "좋은하루 보내" 라며 인사를 하고 나간다.

그렇게 몇개월을 지나고 나니 나도 이젠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엘레베이터 층도 눌러주고 심지어 어떤 사람이 무거운거 들고가면 들어주기도 하고 (서울에선 전혀 없는 일..) 그렇게 변하게 되었다. 그게 문화라는 것 같다 다른사람들 다그렇게 하는데 나만 그렇게 안하면 이상하게 느끼는 그런 느낌. 다행인건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이런 문화가 좋다 








4. 문을 닫기 전 뒤에 사람이 오는지 꼭 보게된다 

미국에선 남자들이 매너가 굉장히 좋은편이다. 한국에선 할아버지와 아저씨들 버스를 탈때 엄청 나를 밀치면서 먼저 타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ㅜ,ㅜ 미국에선 엄청 나이많은 할아버지들이 나에게 항상 먼저 양보를 해주신다. 그리고 문을 꼭 잡아주시고 한번 활짝 웃어주시고 한번은 내가 기분이 좀 안좋아서 얼굴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할아버지들이 "Hi how are you? " 해맑게 웃어주시면서 물어봐주시는데 그런 웃는 얼굴을 보고 참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건 많이 알려진 매너지만 미국에선 문을 꼭 잡아주는 매너가 있다보니 나도 문을 그냥 닫기전에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항상 기다려주는 습관이 생겼다. 그 사람이 나를 보고 후다닥 뛰어와 내가 잡아준 문으로 쏙 들어와 "고마워!" 할때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5. 운전할때 깜빡이를 켤때 속도를 늦춰주는 운전문화에 익숙해지다

한국에서 운전을 배울때 서울 한복판을 달리고 있어서인가 우리 선생님은 "자 깜빡이를 켜세요 그럼 뒤차가 엄청 속도를 내고 달려올꺼에요 기다리기 싫어서. 그럼 그 차는 보내고 그 차가 가면 그 꽁무니를 따라 바로 들어가세요 " 이렇게 배웠다 -,- 그래서 한국에서 차선변경 한번 하려면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던지.. 근데 미국에선 내가 깜빡이를 켜면 뒷차가 속도를 낮추어 기다려준다. 그럴때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내가 한번은 길을 잘못들어서 차가 꽉찬 차선에 들어가려고 깜빡이를 넣고 있었는데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본 할아버지 운전자가 웃으면서 손짓을 하며 먼저 가라고 손을 흔들어 줄때.. 정말 감동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차가 워낙 먼저가려고 하는 분위기다 보니 항상 차를 먼저 보내고 가는것에 익숙해져있었는데 여기서는 내가 조금만 서있어도 차가다 서버리면서 다들 나보고 지나가라고 손짓을 해서 멀뚱하게 서 있을틈이 없다. 

그런 운전문화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6. 체크카드 쓸때 조심하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선 체크카드를 쓰면 자동으로 문자가 오고 (설정시) 바로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수 있고 만약에 잔액을 모르고 썼다가 초과하면 그냥 카드가 안읽혀진다. 그럼 그때서 아 잔액이 없나보다 한다. 사실 문자가 올때 거기에 남은 잔액이 표시되기 떄문에 특별히 걱정할 일이 없다. 근데 미국은 문자로 알림오는 서비스도 없고 어플이 있어도 들어가면 바로 바로 뜨지 않아서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 알려면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잔액이 없으면 그냥 읽혀진다 다시말하면 여전히 살수 있다는건데 그게 좋은듯 들리지만 그렇게 쓰이면 나는 그 은행에 벌금을 물어야하며 나에게도 안좋을수 있다. 나는 그런 시스템을 모르고 당연히 한국이랑 같겠지 했다가 그걸 알고 그 다음부턴 내가 수동?으로 잔액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우리나라는 나라가 작아서 그런지 정말 그런것도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가 정말 잘 되어있는데 미국은 그렇지는 않다. 나라가 너무 크고 (우리나라의 약99배) 은행 시스템은 약간 수동적인걸 추구하는거 같다. 처음엔 왜이렇게 불편하지 ? 했는데 어쩌면 그래서 좀 더 안전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서 공인인증서 문제가 많이 있는걸 보면 편리한만큼 그런 단점도 있고 불편하지만 이런 장점도 있을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단은 불편해서 한국의 편한 은행 시스템이 그리울때가 많다.